
갓 짜낸 우유를 팔기 위해
우유가 가득 담긴 동이를 머리에 이고 가던 소녀는 생각했지.
이 우유를 팔면, 달걀을 하나 살 수 있겠지.
알을 깨고 병아리가 나오면 닭이 되고
그 닭이 또 새끼를 치면 닭이 여러마리가 되고
닭을 모아 돼지 한 마리와 바꾸고
돼지가 새끼를 치면 그 돼지를 모아 송아지를 한 마리 사고
송아지가 커서 소가 되면 더 많은 우유를 만들 수 있고
다시 우유를 팔고 달걀을 사고...
돈이 많이 모이게 되면 내가 정말 갖고 싶은
예쁜 코트를 살 수 있겠지.
코트를 입고 빙그르르 돌던 소녀는
머리에 이고 있던 우유동이를 잡은 손을 놓는 바람에
그만 우유를 쏟아버리고 말았어.
한 방울도 남김없이 모두.
소녀는 슬픔에 빠졌지.
지금까지 한 상상 때문에
우유마저도 사라져버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