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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8.14 그 뿐.

그 뿐.

Past 2012. 8. 14. 11:30 |

 

 

 

 

굳이 따지자면 마음이 변했다는 것이 잘못일 수도 있겠다.

변한 마음을 탓할 수 없는 문제이다.

그러니 억지로 굳이 따져야 이러한 결론이 나게 된다.

탓할 수도 없고 딱히 뭔가 크게 잘못된 일은 아닌데.

 

 

이름 석 자만 봐도 설레는데,

단지 이라고 대답했을 뿐인 문자 메시지에 가슴이 두근거리는데

내가 받고 싶은 그의 마음과

그가 내게 주고 있는 마음이 비슷한 그것이 아니라는 것, 이 문제라면 문제였겠지.

 

 

지금이라면, 지금의 나라면 독한 술 한 모금 넘기며 잊자 하고 말테지만

방망이질 치는 가슴을 어찌할 수 없었던 그 때의 어린 나는 무슨 말이라도 듣고 싶었다.

주변 사람들은 내 마음을 전부 알아주지 못 하는 것 같았고,

위로도 제대로 들리지 않았고,

이래서야 살겠나 하는 생각만 들고,

단 한 마디의 말인데, 그 사람의 대답이면 됐는데 그 사람은 아무 말도 없었다.

그냥 돌연 내 삶에서 사라져버렸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나고서야 든 생각이지만

그렇게 끝난 것이 어쩌면 당연하고 잘 된 일일지도 모른다.

그냥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랬던 것뿐이다.

절실함이란 어느 한 쪽의 필요였을 뿐,

쉽게 받아들일 수 없지만 그 사람에겐 딱 그만큼 뿐이었던 거다.

울며불며 매달렸어도 끝이 좀 미뤄졌을 뿐,

달라지는 건 없었을 거다. 오히려 지저분하고 추했겠지.

 

그냥, 그랬던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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