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살아가다 2011/11/03 08:16 |

아침에 문자를 주고 받다가 생각을 했다.
별 거 아닌 대화였는데도,
문자 주고 받고 하니까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구나.
나한테 부족했던 건 이런 소소한 대화였던건가.
날 세우고 무겁고, 나누면 나눌수록 답답한 대화가 아니라
낮게 일어나는 바람에 흔들릴지라도 가볍고 소소한,
목소리 커지지 않고 그냥 한 번 웃고 넘길 수 있는 그런 거.

어려운 일도 아닌데,
나와 맞는 대화상대를 만나기 보다
이제 만들어야 하는 때가 온걸까.

좀 아쉽고 씁쓸하다.





+ 언젠가 헤이리 가서 오랜만이라고 신나게 찍고 온 필름,
  열고보니 흑백이었어.
  아, 속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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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 diary,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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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어느 길

살아가다 2011/10/03 15:02 |


파리 어느 마을이었다. 정현이와 난 유학중이었고, 마침 근교 어느 동네에서는 친구의 결혼식이 있었다. 공부때문에 어떻게 오기는 왔는데 소통은 어찌해야 하는지 '위' 와 '쥬마펠'밖에 모르는 짧은 불어실력으로 잘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 한가득이었다.

그와중에 우습게도 친구의 결혼식은 한국말 간판이 잔뜩 늘어선 어느 한인 타운이었어. 한복을 입고 예식이 끝나고 새신부의 한복보다 고운 노란빛 치마 저고리에 꽃신을 신고 그래도 쟤보다 우리가 낫다 결혼식 뒷 이야기를 하며 식장을 나오는데, 그 골목길 한 편에 백반집이 있더라. 뿔테안경을 쓰고 책속에 코를 박고는 말 없이 밥을 우겨넣는 학생들을 보면서 짤 걸 뻔히 알면서도 큰 접시위에 다 먹지도 못할 밥과 제육볶음이니 고추장을 처덕처덕 발라 덜어내고 있었어. 그 심정이 왜 그렇게 처연하고 우울했는지 고추장 그릇에 있던 숟가락을 멍하니 잡고 있는데...


찬기운이 돌아 고개를 들고 눈을 뜨니 아침이더라.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눈을 떴다 감았다 정신을 차리니 내 방이었다. 어차피 꿈일거 알면서 어딘가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그 파리의 거리가 왜 아련하게 남아 눈 앞에 아른거리는지 알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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